
서로의 고통을 껴안고 한 시대를 지나온 이들의 깊은 우정이 담긴, 마음을 울리는 소설입니다.
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으로 사랑받고 있는 최은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입니다. 첫 소설집 <쇼코의 미소>가 출간된 2016년의 한 인터뷰에서 장편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“엄마나 할머니, 아주 옛날에 이 땅에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”라고 말했던 바. <밝은 밤>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‘증조모-할머니-엄마-나’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합니다.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‘나’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‘나’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,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,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,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.
"태생지를 빌려 삼천이로, 새비로 서로를 부르며 함께 한 세상을 살아냈던 두 여성의 만남은 우정, 자매애, 사랑이라는 언어를 넘어선 근원성, 어쩌면 목숨과 목숨의 얽힘이라고나 해야 할 것이다. 가없이 그립고 정다운 마음들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넘나들며 속삭인다. 난 너를 떠난 적이 없어. 아프고 서럽게 살아낸 목숨의 이야기들은 노래가 되어 풀려나오고 읽는 이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그 실타래의 한끝을 잡고 자신이 갇혀 있던 상처와 혼돈과 환멸과 슬픔에서, 그 어둡고 혼란스러운 미궁에서 비로소 빠져나온다. 슬픔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것은 더 큰 슬픔의 힘이리니. 작가가 창조해낸 특별한 공간 ‘희령’에서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."
_소설가 오정희 추천사
밝은 밤, 최은영